누적 방문수 10,000명 달성과 미지근한 아이스커피의 숙성일기

티스토리 기록과 여정의 흔적

왠지 기록해둘만한 지점인 것 같아 남긴다. 가끔 내가 들락날락해서 올라간 숫자들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누적 방문자수 10,000명이 쌓였다. 

지난 6월, 매일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이 시간들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두려움과 막막함이 나를 엄습했다.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기록을 시작했다. 짧게는 공부하다 나중에 다시 참고하려고 메모해둔 코드들부터, 길게는 1주일에 걸쳐 공부하며 분석한 글들까지, 어찌저찌 186개의 포스팅을 써내려갔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째 참 작게만 느껴졌다. 갈 길이 점점 더 멀게 느껴지며, 내 자신이 이도저도 아니게 미지근한 아이스커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때면 더닝크루거 효과를 떠올렸다.

 

더닝크루거 효과

 

모든 일은 첫발자국일 때 빤짝빤짝거리는 것만 같고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내가 너무 모자라보여 절망스러울 때면, 아 내가 혹시 우매함의 봉우리를 마침내 넘어가고 있는 단계인가 생각하며 위로를 해본다.(오르고 있는 중일수도 있음) 반대로 자신감이 차오를때면 아 내가 아직도 우매함의 봉우리를 향하고있구나 하고 현실을 직시했다. 

지금의 이 고군분투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한건 아직은 내가 원하는 순간을 위해 인내해야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 자신은 알 수 있다. 조금은 더 숙성이 필요함을 느낀다. 이 숙성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주변의 속도와 비교로부터 의연해져야 한다. 사실 가끔씩 너무 쫄린다. 하지만 이것은 경쟁이 아니라 나만의 마라톤이라고 되뇌인다. 

매일 그런 생각을 했다. 실력쌓기에는 여유가 없을지라도 '여유있는 태도'를 가지자고. 태도가 곧 내 일상을 만들고, 일상이 곧 내 삶이 된다. 여유있는 태도를 잃었을 때, 귀는 닫히고 시야가 좁아진다. 여유있는 태도로 뚝심있게 걸어가고 싶다. 이렇게 적어보는 이유는, 그렇게 잘 살고 있어서가 아니라 자꾸 손으로 눈으로 보면서 기억하고 체화시키기 위함이다.

되돌아보니 티스토리에 글을 쌓아가면서, 기록하지 않았다면 결코 생기지 않았을 기회들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기록을 한다. 더 많은 기회와 만남을 기대해보며. 그리고 다시 한번 기억해본다. 'Creating하려 하지 말고 Documenting하라.' 나를 어디로 데려가줄지 모르는 기록의 힘을 숭배한다.